작년에 엄마가 건강 챙기기에는 홍삼만한 것이 없다며 떠먹는 홍삼진액을 주셨다.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홍삼을 자취방으로 가지고 왔다. 그상태로 그 홍삼은 책상 한켠에 방치 되었고 단 한입도 먹지 않았고, 아예 뚜껑조차 뜯지도 않았다. 항상 전화로 선의의거짓말을 하며 다 먹어간다며 잘 먹고 있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던 중 엄마가 엊그제
"아들, 동생은 홍삼에 곰팡이 피어서 다 버렸던데 넌 괜찮던? 이거 새로운거 하나 갖고가." 라고 하셨다.
아직 기존의 것도 그대로 있는데... 당황했지만 사실대로 고했다.
"엄마, 나 사실 예전에 갖고간 홍삼 뚜껑도 안뜯어서... 그거 먹으면 돼..."
그러자 엄마가 이놈아 그럴줄 알았다며, 그거는 곰팡이 폈을 수도 있으니까 버리고 새거 먹으라고 줬다. 그래서 또 어쩔 수 없이 받아왔고, 새로운건 방 책상 한켠에 그대로 두고 기존의 것을 뜯어보았다. 곰팡이 안피고 깔끔한 상태이다. 그대로 한숟가락 퍼서 먹어보았다.
"?!??!"
첫 맛은 달고 끝맛은 초콜렛 맛이 난다. 뭐지? 홍삼이 달다고 하는 어른들의 말씀은 많이 들었지만, 왜 단맛이 초콜렛 맛이 나는걸까? 나만 그런걸까... 근데 냄새는 엄청난 홍삼냄새다. 홍삼이니까 홍삼냄새가 나는데, 왜 홍삼맛은 안나고 초콜렛 맛이 날까? 한통 다 먹어버리고 싶었지만, 삼 종류를 먹으면 몸에 안받는지 속이 쓰리고 소화가 잘 안되는 느낌이어서 자제했다. 하루에 아침 저녁으로 한숟가락씩 퍼먹으면서 건강을 챙기도록 마음먹었다. 엄마의 마음을 전해받아 아주 튼튼해지고 올 한해는 감기도 걸리지 않고 잘 지내야지.
'일러스트레이션 > 그림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랑 닭 잡던 밤 (8) | 2018.06.19 |
---|---|
신기한 줄서기 (4) | 2018.06.18 |
[그림일기] 뜻밖의 알람시계 (8) | 2018.06.06 |
[그림일기] 자극제가 필요하다 (6) | 2018.06.05 |
[그림일기] 나를 먼저 사랑해주자 (3) | 2018.05.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