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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그림 그리며 지낸 지 6개월이 됐고,
그렇게 아무런 결과물도 얻지 못한 채 집에서 눈치를 보고 지내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었어요.
엄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서, 마트를 가는 길에 엄마한테 조심스럽게 물어봤죠.
"엄마는 내가 이렇게 놀고 있는 게 불안하지 않아? 왜 아무 말도 안 해?"
그러자 엄마는 기다렸다는 듯이...
"아무 말도 안 해서 관심이 없는 게 아니야.
네가 알아서 잘 해왔으니까, 이번에도 무슨 생각이 있겠지 하고 믿고 기다리는 거지.
아빠가 안 그래도 얼마 전에 물어보더라고. 아들은 뭐를 준비하는지 아냐고...
엄마도 모른다 했지. 이 상황에서 너한테 걱정된다고 하면 잔소리로 들리고 스트레스밖에 더 받겠니?"
엄마는... 답답했을 텐데 6개월째 저를 믿고 기다리고 있었나 봅니다.
이제야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고, 하고 싶은 것을 한다며 달려든 이 길이 이기적인 선택이었는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생각이 많아지게 했던 엄마의 말.
그렇지만 엄마는 돌아오는 길에는 너무 조바심 내지 말고 하고 싶은 일 끝까지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엄마가 제 엄마여서 정말 고맙고 미안하고, 엄마의 아들인 것이 고맙고 미안하네요.
열심히 해서 결과물을 보여주는 길밖에는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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