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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조교사직원 제출하다

by 윤공룡 2018.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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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하고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나에게 찾아온 조교의 권유. 후배녀석이 같이 조교 하자며 시작한 이 일을 2년 계약동안 끝내고 사직원을 제출하게 되었다. 처음 그녀석이 같이 하자고 할 때는 학교에 있기 싫어서 스트레이트로 칼졸업 했는데, 다시 학교로 돌아오라는 얘기라 거절을 했지만, 유비도 제갈량을 얻기 위해서 삼고초려를 했는데, 내가 그 이상을 거절 하는 것은 참으로 그녀석에게 미안한지라 덜컥 물었다. 수원에 다시 방도 잡아야 했고, 여러모로 준비할 것들이 있었지만, 계약서부터 쓰고 봤다.


   그렇게 더이상 학생이 아닌 조교 신분으로 2016.06을 시작으로 2018.05까지 2년의 긴 시간을 달려왔다. 좋았던 사람, 별로였던 사람, 아무런 사람 등 별에 별 사람들을 다 만나고 접했으며, 항상 밝은 분위기의 사무실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어디가서 이만한 사무실과 이만한 근무여건 속에서 일을 못하겠지만, 학교안에 있으면 생각이 딱 학교까지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틀에 갇혀 있는 느낌이랄까. 그치만 먼저 사회에 진출해 있는 주변 친구들과 후배들 선배들의 조언과 얘기를 듣다보면 오히려 여기가 더 안전하고(?) 쾌적하고 일하기 좋은 곳이란걸 느낀다. 그래서 그런지, 학생 때는 그저 학교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면, 이젠 오히려 학교같은 교육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많이 변했구나. 세상도 나도. 참.


   사직원을 제출하는 순간에도 많은 얘기들을 듣는다.


"끝나고 뭐할거니?".

답은 

"글쎄." 다.


   하고 싶은 것을 해야지. 정말 대책없는 나다. 당장 취업걱정이며 뭐할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둬도 걱정인 마당에 아무런 대책도 마련해놓지 않고 그저 생각없이 글쎄, 하고싶은 것을 해야지. 라며 넘기는 것을 보니... 왜 세상 사람들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돈을 벌고 생활하기는 힘든걸까... 이것도 글쎄... 과연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생활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제 내가 조교를 끝내고 나면 뭘 해야할까. 데이트비용은? 생활비용은? 먹고싶은게 있을 때 먹을 수 있는 그런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까 !


   밤에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에 많이 보이는 불켜진 빌딩의 모습들. 이렇게 많은 사무실이 있는데, 나 하나 쓸 곳이 없으랴. 물론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좋겠지만, 아마 해보고 안되면 적당히 타협해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생각해두고 감안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따흐흑. 복잡한 만큼 단순하게 보려고 노력해야지. 퇴직금을 받고 나면 당장에 여행을 다니면서 하고 싶은 것을 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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